영화 서던리치 소멸의 땅 결말 및 해석, 원작에 대해

얼마전에 서던리치 소멸의 땅(Annihilation)을 보고 나서 엄청난 떡밥을 던지다가 회수하지 않은 부분이 많이 무척 난해하여 내용을 해석해보았다. SF 호러 장르라고 하기엔 솔직히 무섭기 보다는 어렵다는 느낌이 더 들었다.


아래에 영화를 보는 내내 가지고 있던 의문점, 최종 결말에 대한 해석을 적어보았다. (물론 주관적인 해석도 있으므로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 아래부터 내용 스포일러 주의 ####


​1. 원작 소설은?

내용이 난해한 이유는 제프 밴더미어의 원작 소설인 서던 리치(Southern Reach) 소설이 3부작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소멸의 땅- 경계기관 - 빛의 세계 중 첫 번째 작품인 '소멸의 땅'을 영화화한 것으로 후속작을 의도하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이다.




​2. 쉬머 속에 들어간 5명 여인들의 사연은?

5명의 여자들은 각자의 사연이 있으나 이를 한번에 정리한 대사가 없어 돌려가며 확인해보았다.

우선 팀장인 심리학자 벤트리스는 암으로 인한 시한부 인생이었으며 오랜 기간 탐사대를 보내는 일을 한 탓에 직접 쉬머의 근원이 뭔지 보고 싶어했다. 지질학자 셰퍼드는 딸을 잃었고 본인도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물리학자 조시는 수차례의 자살기도를 한것으로 보인다. 응급요원 애니아는 약물 중독에 빠진 삶을 살았었다. 리나는 결혼은 파탄나고 남편은 쉬머에 들어갔다가 위독한 상태이다.

리나를 제외한 4명은 여러가지 이유로 쉬머 밖에서 살아갈 이유를 상실한 사람들이었고, 결국 파멸적인 임무에 자원한 것이다.



​3. 케인이 쉬머에 자원해 들어간 이유는?

리나는 케인이 쉬머에 자원해 들어간 이유가 자신이 불륜을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자책한다. 이런 이유일 가능성도 있으나 영화 속의 메시지는 벤트리스가 말한 "우리가 스스로를 파괴하는 자멸의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 일 수도 있다.




​4. 셰퍼드를 죽였던 곰이 셰퍼드의 목소리가 나는 이유는?

얼굴의 피부가 벗겨져 뼈가 보이고 인간의 얼굴이 혼합된 흉한 외형에 셰퍼드의 목소리로 살려달라고 외치는 끔찍한 곰의 모습은 마치 자신이 먹은 것들의 DNA를 흡수하는 게 아닌가 싶다. 셰퍼드의 성대를 먹고 그녀의 공포와 기억을 흡수한 것이다.




​5. 자신에게 돌아왔던 케인은 누구인가?

등대에서 발견한 캠코더 녹화 내용에서 케인 본인은 온갖 기이한 현상에 노출되어 거의 완전히 정체성을 상실하여 촬영자에게 '여기서 빠져나간다면 리나를 찾아가라'고 말한 뒤 백린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한다. 그리고 촬영자였던 또 다른 케인이 등장한다.
즉 리나에게 돌아왔던 케인은 진짜 아니라 쉬머 내에서 생겨난 복제본인 것이다.
마지막에 리나는 그를 찾아가 '케인이 아닌게 맞냐'는 물음을 던지고 '그런 것 같다'는 유사 케인은 당신이 리나냐고 되묻는다.




6. 결말 및 리나는 복제본인가 아닌가? 결말 해석

결말부에서 리나가 여전히 케인의 정체에 의구심을 가진 점이나 리나가 보지못한 복제 리나의 최후가 묘사된 점은 그녀가 복제본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미 변이되었음은 계속 암시되는데, 물컵의 물이 리나의 상을 반대로 굴절시킨다든지 쉬머 탐사 이후 생긴 리나의 멍자국이 케인의 탐사대원이 가지고 있던 것처럼 ∞자 모양의 문신이 된걸 보면 무언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듯 하다.

영화 내에서 생물의 결함으로 노화로 인한 죽음을 언급하고 있으므로, ∞자 모양의 문신의 상징성과 함께 변형된 리나는 죽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는 설정이 아닐까도 싶다. 즉 노화하여 죽지 않는 존재라는 것이다.

하지만 리나와 복제본 케인이 악성 종양처럼 세상을 변화시킬지는 끝내 답을 주지 않고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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