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부시게 줄거리 결말 및 해석, 마지막 명대사 모음

JTBC에서 2019년 2월 11일부터 3월 19일까지 방영되었던 월화드라마 "눈이부시게".



처음에는 마냥 코믹 판타지 드라마로 알고 봤는데 마지막에 놀라운 대반전과 함께 정말 소름돋는 리얼리티 드라마로 바뀌었다.


김혜자라는 배우의 놀랄만한 연기력에 역시 명배우라는 감탄을 하면서 시청을 했고 한지민과 손호준은 물론 남주혁 캐릭터 특성도 굉장히 잘 녹여낸 드라마였다고 생각된다.


JTBC 월화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돌파했다고 하는데 마지막회에서 10%대에 조금 못미치는 9.731%로 끝마쳤다고 한다. 물론 엄청난 성과겠지만 개인적으로 작품성에 비해 좀 아쉬운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 아래 내용부터 스포일러 있음 ###


1. 10화부터의 대반전 줄거리와 해석

시간 이동 능력을 가진 아나운서를 지망생 김혜자는 실력이 모자라 오빠와 더불어 어머니의 눈총을 받으며 백수 생활을 하고 있다가 아버지 죽음을 막아내기 위해 시간을 수천 번 되돌린 끝에 되돌린 시간만큼 나이를 먹어버린다. 이렇게 계속 1인 2역으로 등장하는데...


그런데...


​​실은 김혜자는 알츠하이머(치매)를 앓고 있었다. 즉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시간 이동 능력의 결과로 나온 내용이 실은 치매로 인해 나이 든 김혜자의 기억이 뒤섞인 결과물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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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반에 시계를 돌렸는데, 이게 바로 치매에 걸린 것을 상징하는 듯 하다.


11화 내용을 살펴보면 젊은 시절엔 아나운서 지망생이었지만 되지 못했고, 미용실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리다가 이걸 며느리가 이어받은 듯 하다.


마지막화에서 치매 증상이 심해지더니 결국 아들조차 알아보지 못한다.


마지막 씬에서 젊었을 적 준하와 아들과 함께 노을을 보던 추억을 떠올리며 젊었을때의 모습으로 준하와 재회한다.




혜자가 아버지라고 생각한 인물 또한 사실은 혜자와 준하의 아들인 이대상이다. 그의 다리도 어릴 적 교통사고로 절단된 것이였다.


혜자를 줄곧 슬프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것도 아빠의 마음으로 늙어버린 딸을 안타깝게 여겨서 그런 게 아닌 실제로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안타깝게 보던 것이였다.


마지막회차에서 이대상의 시점으로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비로소 나오는데 그동안 혜자는 다리가 절단된 어린 아들을 살갑게 대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가뜩이나 학교에서 폭력까지 당하는 아들 입장에서는 서러움이 쌓였고 아마 당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존중이 상당히 낮았고 혜자는 이런 분위기 상 아들을 강하게 키우려고 한 것 같다.


하지만 혜자는 "시간을 돌려서 지켜주고 싶을 만큼" 평생 늘 아들에게 죄책감과 아픈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동안 혜자는 항상 남몰래 아들이 비탈길에서 넘어질까봐 눈 오는 날 아들도 모르게 눈길을 모두 쓸어놓았으며 치매로 아들을 못 알아볼 정도가 됐을 때도 병원을 나와서 눈 오는 날 다리 불편한 아들이 넘어지지 않게 눈을 쓸고 있었다.





​​역시 혜자가 어머니라고 생각한 인물 또한어머니가 아닌 혜자의 며느리였다. 며느리는 11회에서 친정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12화에는 부모님은 둘 다 병으로 돌아가셔서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시어머니인 혜자는 그녀를 늘 친딸처럼 대해줘서 혜자가 치매에 걸려도 친어머니처럼 극진히 모시고 있다.

그러나 고생하는 아내가 너무 안타까워 이혼을 하려는 남편의 태도에 서러움이 터지기도 한다. 혜자의 치매가 악화되면서 자신도 알아보지 못했을 때 처음엔 슬퍼하다가도 곧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어머니가 못 알아봐도 자신이 알아보면 된다." 라고 한다. 게다가 마지막화에서는 시골로 어머니를 모시고 내려가자는 남편에게 같이 가자고 한다.



좀 해석이 어려운 건 ​​혜자의 오빠라고 생각했던 실제 손자 였던 영수이다.

​​김영수는 70년대 당시에 유행했던 아마추어 무선통신을 하며 현주와 잘 사귀고 있었고 혼전임신으로 결혼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나이든 아내 현주만 나왔고 혜자가 아들 이대상을 혼자 힘들게 키울때는 영수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 시점에 이미 고인이 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분분하다.)

현실에서 등장한 영수는 혜자의 손자인 이민수로 영수랑 상당히 닮았지만, 영수와는 다르게 속이 깊은 사업가에 인기 BJ다.




​2. 마지막 김혜자의 나래이션

마지막화에서 김혜자의 나래이션이 무척 기억에 남아 찾아보았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항상 한국드라마들은 최근 종영한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처럼 인상 깊게 전개해 오다가도 마지막 화에서 어이없는 결말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정말로 보기 드물게 모두가 뜨겁게 박수 보내는 결말을 완성한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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